가만히 있다가..
아! 너무 행복하다 생각되는 순간들
남들은 회사 다니면서도 다 하던데
집 정리며, 살림이며, 아이 케어며
정리가 안된 느낌이었다.
이제는 하나 둘 내손으로 매만지고 있다.
심플하게 깨끗하게 단정된 집안을 보고 있노라니
내 마음도 단정해진다.
아이에 대한 긴장
항상 아이와 오래 함께 해주지 못하는 미안함에
아이와 함께 있는 순간이면
항상 긴장되어 있었다.
그땐 느끼지 못했지만,
지금 생각하니 난 아이와의 시간을 즐기기보다 노력하고 있었다.
아이와 알스크림 하나 쪽쪽 빨며 도서관이며
슈퍼에 두부 사러가며 깔깔대는 그 위대한 소소함.
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댈 수 없는
그동안 내가 못한 일들이 비단 시간이 없어서
못한것이 아니라는 깨달음
내가 원하면
언제든 아이의 두 눈을 볼 수 있고
안아줄 수 있고
보드란 볼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는
그 절대적 행복감.
내 소중한 24시간을
얼굴만 봐도 도리도리가 절로 나오는 그 사람이 아닌
보물같은 내 아이로 채워진다는 사실
학교급식이 맛없었던 이야기.
마법천자문에서 너무 웃겼던 장면
꿈에 나온 괴물 이야기
뜬금없는 6살 유치원떄 이야기
며칠 전 학교에서 웃겼던 이야기
그 언제 나올지 모르는 보물같은 이야기들을
들을 수 있다는 그 행운
아이의 이야기는 뜬금없고 시도떄도 없다.
똥누다가, 간식먹다가, 샤워하다가 , 학원가는 길에
툭툭 튀어나와 나의 하루를 밝혀준다.
어느순간 회사는 나에게 돈 이었다.
팀장이라는 자리와
예쁜옷 입고 또각똑각 걸어다니며
충분히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.
이상하게도 어느순간
통장에 찍히는 숫자와 내아이와의 시간을 바꾸고 있다는 느낌을
지울 수 없었다.
로또가 되면 뭐하지? 회사 그만둬야지
죽을 때 후회 할건 ? 지금 회사 안그만 둔거
아 나는 그만둬야 하는 사람이구나
후회하더라도 떠나야 한다.
온갖 정신을 밖에두고 회사에 몸만 남아있는 건
나에게도 회사에게도 불충이었다.
내 선택이 남에게 있어서
객관적으로 옳은 선택은 아닐 가능성이 많다.
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정답이었다.
철학자도 아니고 늘 이게 맞는 것 일까? 고민하던 나는 적어도 없고
하루하루 차곡차곡 살아가는 내가 있다.
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도
지금이나 그렇지 나중에는 후회할거라는 사람도 많겠지만
다 차치하고 난 처음으로
나에게 내 안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
내 뜻에 따른 첫 의사결정이라 당당하다
현실과 타협하고
주변에서 좋다는것들을 해왔다.
대학도, 회사도
늘 내가 하고싶은것 보다는
객관적으로 좋은것들..
그게 꼭 나뿌지 않았음을 소위 철이 들고 느끼긴 했지만
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다.
난 이제 나에게 당당하다
돈 ! 너무너무 중요하다
그래서 13년을 한번도 쉬지 않고 일했고
그 대가로 나름 아담한 나의 보금자리도 마련하여 감사하다.
잠시만 쉬어가도 되리라.
어느 맑은날
마트에서 저녁거리를 사 들고 들어오는길
문득 본 엘리베이터 거울에 대파를 들고 있는 내가 보였고
그 모습이 싫지 않았다.
아니 오히려 좋았다.
아주 편안한 표정이었으므로
다시금 느꼇다.
난 틀리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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